계약의 성립 - 의사실현

의사실현

제532조[의사실현에 의한 계약성립] 청약자의 의사표시나 관습에 의하여 승낙의 통지가 필요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계약은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는 때에 성립한다.

① 의의

승낙은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로서 청약자에게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고, 또 청약자에게 도달한 때에 효력이 생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본조는 청약자의 의사표시나 관습에 따라 ‘승낙의 통지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는 때에 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정한다.

② 의사실현의 요건

의사실현에 의해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가 필요하다.

⒜ 승낙의 통지가 필요하지 않을 것 : ㉠청약자의 의사표시에 의해 승낙의 통지가 없어도 무방한 것으로 한 경우이다. 이때의 그 의사표시는 묵시적인 것이어도 된다. 물품을 전보로 주문하면서 ‘지급’이라고 한 경우가 그 예이다. ㉡관습(또는 거래관행)에 의해 승낙의 통지가 필요 없는 경우인데, 이러한 것은 실제로 많다.

⒝ 의사실현행위가 있을 것 :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어야 한다. 그 해당 여부는 행위의 객관적 의의에 따라 정할 것이지만, 예컨대 서점에서 신간서적을 보내오면 그 중에서 필요한 책을 사기로 하고서 보내온 책에 이름을 적는 것, 청약한 목적물의 제작을 시작하는 것, 청약과 동시에 보내온 물건을 소비하거나 사용하는 것, 유료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는 것,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바구니에 넣는 것, 버스나 택시에 승차하는 것 등은 대체로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③ 의사실현의 효과

⒜ 계약의 성립시기

의사실현이 있으면, 계약은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는 때’에 성립한다. 상대방에 대한 표시와 도달을 필요로 하지 않고, 또 청약자가 그 살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이 있는 때에 당연히 계약이 성립하는 점에서 보통의 계약의 성립과는 구별된다.

⒝ 의사표시에 관한 효과

의사실현도 그 본질은 의사표시이므로, 의사표시에 관한 효과는 의사실현에도 통용된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서점에서 보내온 신간서적을 필요가 없어 돌려주려고 놓아 둔 것을 그의 아내가 그 책에 남편의 이름을 적는 경우, 甲이 乙에게 물건의 매도청약과 함께 이를 송부하였는데 乙이 그 물건을 자신의 것인 줄 잘못 알고 사용 혹은 처분한 경우, 이때는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의 부존재를 이유로 계약의 불성립을 주장하거나 착오를 이유로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